제자리걸음 걷는데... 2년

성산읍주민자치위원장 이태일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

조선초 영의정이라는 최고의 벼슬에 올라 최장수 재상이자 후대 사람들로부터 최고의 재상이라 칭하여지고 있는 황희정승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위인이다.

배려와 관용의 리더십으로 대표되는 인물로써 계란유골(鷄卵有骨)이라는 고사성어나 누런소와 검은소 이야기, ‘니말도 맞고 네말도 맞다’는 많은 일화를 탄생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필자는 지난 2011년에 성산읍 주민자치위원장으로 위촉되어 근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재임하는 동안 행정기관 및 지역주민들과의 많은 접촉을 통해 무심코 지나치던 일들을 다른 시선으로 마주하거나, 낯선 일들을 겪어가며 필자의 인생 경험이라는 크나큰 재산을 축적하게 되어, 인생길에 있어 앞으로 한걸음 더 내딛는 듯도 하다.

그러면서도 그런 일들에 있어 하나하나 챙기고, 해결해주지 못했음에, 더 많은 시도와 능력부족을 알게됨에 뒤로 한걸음 퇴보한 듯도 하다.

앞으로 한걸음, 뒤로 한걸음 결과적으로는 제자리걸음을 걷는데 근 2년의 세월이 흘렀다.

변화와 소통, 나눔의 주민자치를 표방하는 우리 성산읍 20여명의 주민자치위원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더 많은 뒷걸음질을 쳤을 것이다.

세계7대 자연경관선정, WCC의 성공적 개최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려 많은 희생과 노력을 쏟아주신 우리 위원님들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어린 감사를 드린다.

아울러 매월 성산읍 관내 14개 마을을 대상으로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가구 등에 도배 및 간단한 집수리활동과 어르신들께 식사를 대접했던 이동경로식당, 성산읍에 거주하는 외국인 선원들을 위한 화합한마당 개최, EM을 활용한 하천 살리기와 각종 환경정비 등 일일이 나열치 못할 정도로 큰 도움을 주신 주민 여러분과 위원님들께 가슴깊이 새겨질 큰 은혜를 입었다.

행정기관과 주민, 그리고 우리 위원님들을 접하면서 저마다의 입장이 있고 그 차이가 있음을 알게되었다. 누구하나 틀린말은 없었다.

그러다 문득 이 말도 맞고 저 말도 맞다는 혼잣말을 내뱉게 되고 불현듯 최고의 재상이었던 황희정승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그 분을 생각하니 배려와 소신, 관용의 리더십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고, 현재 자리에 멈추어 스스로를 돌아보게된다.
멈추어서니 보이는것들이 하나 둘 생겨난다.

비록 필자의 공식적인 임기는 이제 두달 남짓이다.

하지만 지난 2년의 세월을 배움삼아 필자의 남은 임기를 포함하여 우리 위원님들, 지역주민들과 합심하여 한걸음 더 내딛는 마음으로 성산읍 발전의 밑거름이 되리라 스스로에게 다짐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