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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맞는 ‘제주형 커피’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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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피농장의 어린 싹들은 처음부터 추위에 강하게 키우고 있다.

 

‘커피 벨트’라는 특정지역에서만 커피가 생산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커피 벨트’는 북위 25도, 남위 25도로 적도 부근의 커피 생산지를 말한다. 제주도는 북위 33도이기 때문에, 이 ‘커피 벨트’에 속하지 않는다. 또한, 제주도는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있기 때문에 커피를 생산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들 생각한다.
하지만 제주도에서는 이미 커피 농장이 생겨나 열매를 수확하기까지 했다. 겨울에는 비닐하우스로 커피나무를 보호하고, 가온 재배를 하므로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해서 수확하는 커피 열매도 기특한데, 여기에 더해 ‘제주형 커피’를 만들어가고 있는 농장이 있다. 바로 ‘제주 커피 농부 농장(김영한 대표)’이다. 사계리에 위치한 농장은 아직은 시작단계로 작은 비닐하우스에서 시작된다. 세찬 바람이 불어와 비닐하우스가 날아갈 날씨에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면 따뜻할 것을 기대했지만, 바람만 막아줄 뿐 여전히 추운 곳이다. 가온 재배를 하지 않으면서 커피나무를 혹독한 영하 날씨에 견디도록 훈련 중이다. 비닐하우스는 비가림일 뿐이다. 커피나무들은 추운 날씨에도 꿋꿋이 살아남아, 김영한 대표의 말이 틀리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김영한 대표는 “커피나무는 화산토에서 잘된다는 정보에 제주도가 최적의 땅이라고 생각해 처음 커피나무를 심은 것”이 농장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 당시에는 비닐하우스에 히터를 틀 생각이었으나, 농장을 운영하다 보니, 무가온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주도에서 잘 자랄 수 있는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영하 날씨도 견뎌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영하에서 견뎌낸 기특한 커피나무는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조직배양을 통해서 제주형 커피로 완전한 자리매김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세포배양 방법 중에서 조직배양이 형질을 잘 가지고 가며 가장 잘 견딘다. 특히나 뿌리가 강한 커피나무는 화산토와 제주날씨에서 더 강한 커피로 길러진다. 현재는 농업기술원에서 영도에서 견뎌낸 커피나무의 조직을 채취해 실험 중이다. 김영한 대표 또한, 배양 초기부터 강한 나무로 기르기 위해서 노력 중이다. 처음 커피 종은 하와이코나를 저온적응시킨 커피로 영상 2~3도까지는 견뎌냈던 커피이다. 저온적응된 커피 종 500주를 가져와서 2년여간 키운 보람의 열매이다.
커피 재배법에 관한 서적에는 ‘0도 근처에서 살아남은 커피 종은 없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이 농장에서는 0도 이하로 떨어진 상황에서도 커피나무를 살렸다. 이것은 제주형 커피를 탄생시킨 시점이며, 노력의 결과물이다.

▲ 영하에서 살아남은 커피를 정성스럽게 키워 내고 있는 김영한 대표


김영한 대표는 제주도로 이주 온 육지 사람이다. 제주도로 오는 사람은 미래 비전이 있는 곳으로 이주한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싶다며, 제주도의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제주도의 최대 장점으로 농업을 꼽으며, 미래농업은 자연에 맞게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제주도가 ‘커피의 메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김영한 대표의 포부는 가능성 있는 이야기다. 강릉도 한 바리스타가 내려가서 이뤄낸 곳으로 현재는 커피를 마시러 강릉을 가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한, 강릉에서는 커피 축제가 성대하고 열리고 있는 점을 보더라도 제주도는 가능성이 있다. 기본 관광객이 천만 명 시대를 이뤄냈으니, 그 관광객을 커피로 관심을 전환만 시켜주면 된다.
제주형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날이 머지않았다. 현재는 수확량이 없지만, 영하 이하에서 버텨 낸 커피 맛이 어떨지 기대해 본다.
 

<강주미 기자/저작권자(c)제주저널/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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