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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해남교수 인터뷰

현해남교수가 들려주는 제주도의 농업이야기

기자명
▲ 현해남교수와의 인터뷰

 

<현해남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 농학박사 수료
現 제주대학교 생명자원과학대학 생물산업학부 교수
現 농민신문 시론 고정 필진
現 제주농업마이스터대학 학장
 

 

 제주 섬의 자연은 오랜 시간에 걸쳐서 이뤄졌고, 또한 지금도 변해가고 있다. 제주도의 자연을 이해하지 못하면 제주도에서의 농업은 전망이 밝지 못할 것이다. 또한, 한중 FTA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면서 불안감을 떨구지 못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제주도 농업의 미래에 청신호를 띄울 수 있을지 현해남교수와의 대화에서 답을 찾아보자.

현해남교수는 먼저 제주도의 흙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제주도 한 종류의 흙으로 이뤄져 있지 않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을 파악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제주도는 지역별로 흙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제주도는 4차례의 과정을 거쳐서 이뤄졌다. 처음 1차 융기로 만들어진 곳이 서귀포시 서남쪽 부분이다. 2차로 만들어졌을 때 지금과 같은 제주도 모양이 형성되었다. 이때까지는 황토(비화산회토)가 만들어졌고, 3차부터는 검은 토양(화산회토)이 만들어졌다. 이것은 제주도의 흙색을 보면 알 수 있다. 북서쪽은 암갈색, 동쪽은 검은색, 그 외에는 진한 갈색이다. 동쪽의 검은 흙은 푸석한 땅으로 당근, 무, 더덕 등을 심는다. 북서쪽의 암갈색 땅에는 양배추, 마늘 등을 심고, 진한 갈색 땅은 제주도 대부분 땅으로 감귤을 심는다. 이렇게 대략적으로만 봐도 제주도는 지역마다 잘 자라는 작물이 다르다. 그곳의 흙이 어떤지 색을 보고, 촉감을 느껴보고, 이해하는 과정이 있어야 농업의 기본인 땅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땅을 이해했으면 그다음은 기후를 알아야 한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에서 연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곳이다. 이런 일조량 덕분에 겨울작물의 생산이 가능하다. 전국 겨울 농산물의 80% 이상을 제주도가 책임지고 있다. 더욱이 제주도는 아열대화되어 가고 있다. 농작물 재배 적지의 변화를 보면 아열대화를 체감할 수 있다. 제주도는 겨울작물이 잘 되는 기후를 가진 것은 맞는데, 여기서 문제점이 발생한다. 과잉생산되는 농산물 때문에 매년 골칫거리가 된다. 현해남교수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동부와 서부지역에 과잉 생산된 농산물을 2~3개월 저장했다가 가격이 오를 때 시장에 출하할 수 있는 ‘후레쉬 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통계로 본다면 매년 과잉생산으로 인해 폐기처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자연재해로 인한 다른 지역의 생산량이 감소하면 제주도의 겨울작물은 이득을 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만을 기다리면서 무조건 하던 방식 그대로 매년 농사를 지어서는 안 될 일이다. 다른 방안을 농업기술원 등 농업연구기관에서 제시하지만, 매년 같은 농사만을 짓는 제주농민들은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몇 십 년을 해온 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는 것은 누구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고서는 이룰 수 있는 것이 없다.
귀농인들이 새로운 제주 농업인들로 떠오르고 있다. 귀농인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고, 변화에 적응해나간다. 그들은 농사 경험 부족으로 농업기술원에서 지원하는 자료, 교육을 통해 기술을 습득한다. 또한, 귀농인들은 대부분이 도시에서 직장을 다녔던 젊은 층이다. 귀농인들은 농사를 짓는 일도 직장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제주 농업인들과의 차이가 발생한다. 농사를 직장으로 생각하는 것은 주말은 쉬면서 주중에는 출퇴근한다. 이런 부분에서 귀농인들은 성공기반을 마련한다. 이런 기술력과 직장인 정신을 가진 귀농인과 오래된 농사 비법과 지혜를 가진 제주 농업인이 함께한다면 제주농업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현해남교수는 말한다.
하지만 육지에서 온 귀농인들과 제주 토착민 농업인들의 조화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것은 제주도만의 오래된 역사, 문화, 관습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농업기술원에서는 제주 농업인과 귀농인의 소통을 위해서 ‘멘토-멘티 프로그램’을 통해 연결해준다. 그 둘 사이의 거리는 아직도 멀지만, 귀농인과 제주 농업인들이 소통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잘 살리면 밝은 제주 농업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현해남교수는 이야기한다.
제주도는 1차산업이 주를 이룬다. 제주 농업인의 변화와 1차산업에서 파생되는 산업의 발전이 같이 이뤄져야 한다. 파생되는 산업은 농업인 스스로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부분의 투자가 관광에 치우치고 있는 시점에서 농업 관련 사업에도 주목 할 필요성이 크다.

<강주미 기자/저작권자(c)제주저널/무단전재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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