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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 탑동 유니코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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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더니, 요즘 탑동 유니코 상가에서 장사를 하는 영세상인들인 저희들 심정이 바로 그렇습니다.

저희 상가 상인들은 처음부터 도민들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습니다.

대기업인 이마트와 같은 건물을 쓰는지라 대다수 도민들은 ‘마치 제주 지역 상권을 좀먹는 그런 상인들로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탑동유니코 상가 120여 점포주들은 제주도내 곳곳에서 장사를 하던 사람들로 이마트가 생기면서 많은 유동인구에 힘입어 장사가 잘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주머니를 털거나 아니면 은행 대출로 겨우 점포를 마련했습니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했던가요.

이전과 다를 바 없는 매출액에 한숨도 쉬고 있지만 그래도 거의 모든 도민들이 그렇듯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중입니다.

그런 가운데 2011년에는 제주도상인연합회에 간곡히 여기 사정을 호소해서 제주도전통시장상인연합회에 가입하는 등 ‘비록 몸은 대형마트와 같은 건물에서 장사를 하지만 제주도민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사가 어디 녹녹하던가요.

장사가 힘든 탓에 120여 점포가 있는 이곳 상가 관리비 연체 규모가 6600만원이라면 믿어지십니까?

설상가상, 올 여름 초입인 6월부터 이곳 상가를 둘러 싼 이상한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모 업체가 이곳 탑동유니코 상가를 전부 인수하기 위해 상인들을 접촉하고 있다거나 도내 부동산 중개업자와 전에 이곳에서 일했던 관리직 사원을 내세웠다는 말이 그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몇 몇 상인들은 이들에게 매매 제의를 받아 점포를 넘긴다는 계약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면 대다수의 상인들은 여기를 팔고 나가도 다시 개업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경제적 사정도 그렇고 ‘많지는 않지만 단골을 두고 자리를 옮긴다는 것은 장사꾼’에게는 힘든 노릇이지요.

문제는 대다수 점포주들이 매매에 응하지 않자 불거지기 시작했습니다.

모 점포주에 따르면 매매를 요청하는 한 사람으로부터 ‘매입점포 관리비 고의 연체로 인한 운영압박 및 전기소등 등 상가이미지 추락으로 영업을 못하게 된다,며 '그런 경우가 오기 전에 빨리 팔고 나가라’는 식의 협박성 말을 듣기도 했답니다.

한 관리직원은 상가를 방문한 부동산 중개업자와 대화 중 '사람을 동원해서 혼을 내주겠다’는 으름장에 넋을 놓기도 했습니다.

2013년 대한민국 대명천지에 조용하게 장사하는 도민들을 협박하는 사태가 일어났던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법이 있고 상식이 있는데’, 열심히만 살면 되겠거니 했습니다.

그러나 사건은 이상한 곳에서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2008년 11월 불미스런 일로 그만둔 전 직원이 모 방송국 방송 인터뷰에서 ‘과거 소방점검을 할 당시 소방공무원에게 상품권을 제공했다고 진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2008년 이전에 있던 일은 당시 그 관리직 직원이 모든 것을 일임하고 처리했던 것으로 사실 모든 상인과 지금 관리부서는 그 내용을 알지도 못하고 알 수도 없습니다.

어쨌든 그 전 직원은 경찰 및 소방공무원에게 관련 내용을 진술했고 탑동유니코 상인회는 관리 장부를 경찰에 제출했습니다.

사법당국의 판단아래 잘못한 것이 있으면 책임지고 반성하겠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 업체의 집요한 상가매수시도와 그들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이번 일을 만들고 깊숙하게 개입됐다는 사실을 따져 볼 때 이번 일을 우연이라고 여길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어떤 방식으로든 탑동유니코 상가를 괴롭히다 보면’ 하나.둘 떠날 것이고 그러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흑심을 품었을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우리 대부분 상인들은 그렇다고 단정합니다.

열심히만 살면 되는 줄 아는 상인회 구성원들은 요즘 입맛이 무척 씁니다.

또한 어찌할 줄 몰라 두. 세명씩 모이면 혹자는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기도 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도민 여러분,

저희 탑동유니코 상가는 결코 양심을 어긴 적이 없습니다.

이곳에서 쫓겨나면 무엇을 하면서 살아가야 할지 오늘도 고민에 빠져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전통시장 탑동 유니코상가 회장 문정환 외 상인회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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