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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나우지뉴, 두 여성과 결혼하다?결혼은 진화와 문화 사이 어디쯤에 있을까
강한솔  |  hskang0405@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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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30  0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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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5일 한 축구 전설의 결혼 소식에 떠들썩했다. 외계에서 온 것 같은 신들린 축구 실력으로 바르셀로나와 월드컵을 호령했던 '외계인' 호나우지뉴가 두 명의 여성과 약혼을 했고,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라는 소식이었다. 브라질 매체 <오 디아>가 "호나우지뉴가 지난해 1월 두 여성에게 청혼했고, 오는 8월 함께 결혼한다"라고 보도했다.

 

사실이었다면 정말 흥미진진했을 이 소식은, 아쉽게도 호나우지뉴가 보도를 부인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는 브라질 제1매체인 <글로보>와의 인터뷰에서 보도 내용에 대해 "가장 큰 거짓말"이라며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물론, 독실한 가톨릭 국가이자 보수적인 브라질 문화에서 '복혼(이중결혼)'이 최대 징역 6년형을 받을 수 있는 불법행위이기 때문에 호나우지뉴가 거짓 인터뷰를 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 되기도 했다.

 

우리는 언제부터 한 명의 파트너하고만 결혼해야 했을까?
우리는 언제부터 한 명의 파트너하고만 결혼해야 했을까? 출처: pixabay

일부일처제 시작 '불분명'

 

일부일처제가 언제부터 세계 각지의 문화 속에 깊게 뿌리내렸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일부다처제 혹은 다부다처제를 유지했던 선사시대 인류와 달리, 민주주의가 보편화 된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큰 마찰 없이 일부다처제-일처다부제가 폐지되었다. 일부다처제는 불교국가인 미얀마-스리랑카, 아프리카 지역 국가들과 인도 공화국, 일부 이슬람권 국가들에서만 인정되거나, 관습적으로 용인되고 있을 뿐이다.

 

흥미롭게도,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까운 오랑우탄과 고릴라는 가족 구성 형태가 서로 다르다. 고릴라는 일부다처제다. 몇 안 되는 수컷이 대부분의 암컷을 차지한다. 반면 오랑우탄은 발정기 때 수컷과 교미한 암컷이 혼자 자녀를 키우는, 사실상의 일처다부제다. 재벌 총수의 여러 부인이나 왕조 시대 첩 제도를 고려하면 일부일처제를 '마땅히 따라야 하는 자연의 섭리'라고 하기에도 맹점이 있는 것 같다. 일부일처제 규범은 도대체 누가, 왜 만든 것일까?

 

1. 여성에 의한 성 선택적 압력?

 

여성의 성 선택적 압력이 관습을 변화시켜, 사회적 규범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남성의 경우, 종족 번식 관점에서 자신의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게 개체의 목적이라 관점이 존재한다.

 

반면 여성은 임신 횟수가 제한적이고 임신 기간에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따라서 자신을 보호해주고, 자녀 양육의 부담을 나눌 성실한 남성을 골라 안정된 관계를 맺어야 생존에 더 유리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여성들이 성실한 남성들만 골라 결혼했기 때문일까?
여성들이 성실한 남성들만 골라 결혼했기 때문일까? 출처: pixabay

 

2. 남성으로부터의 관습적 압력?

 

반면 남성으로부터의 관습적 압력이 일부일처제가 규범으로 자리잡도록 했을 거라는 주장이 있다. 남성은 자신이 아이를 낳지 않기 때문에 자식의 유전자가 자신의 것임을 확신하려고 암컷을 구속해 왔고, 이것이 일부일처제라는 규범, 즉 결혼으로 구체화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컷은 새끼가 자신의 유전자를 상속하였다는 확신이 없을 경우 물질적ㆍ정서적 지원을 꺼린다. 수컷의 질투는 암컷보다 훨씬 더 강하고 집요하기 때문에, 일부일처제가 남성의 작품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흥미로운 점은, 일부일처제를 선택한 인간 남성에게 신체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는 점이다. 영국 생물학자 로저 쇼트의 1970년대 영장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부일처제를 선택한 인간 남성들은 일부일처제에 적절한 수준으로 정소 크기가 진화했다.

 

다른 영장류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일처다부제를 선택한 오랑우탄 수컷들은 최대한 자주 섹스를 해서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려야 했고, 정자를 많이 만들기 위해서 거대한 정소를 가지는 것이 번식에 유리했다.

 

반면 일부다처제를 선택한 고릴라의 경우에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났다. 자신의 유전자를 퍼뜨리기 위해 정자를 많이, 빨리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정소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다. 인간과 오랑우탄, 고릴라의 몸무게와 정소 크기를 비교해 본 결과, 인간 수컷의 고환은 일처다부제를 선택한 오랑우탄보다는 작고, 일부다처제를 선택한 고릴라보다는 컸다. 쇼트 박사는 이를 두고 일부일처제를 선택한 종에게 적합하도록 인간 남성의 정소 크기가 진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영화 [혹성탈출]의 주인공 '시저'는 인간 남자보다 정력이 좋다. 크흑!!

과연 다음 세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게 될까? 한 번쯤 상상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참고자료##

 

2018-06-02, , Ronaldinho to marry TWO women at the same time after living "harmoniously" with pair since December

2018-05-25, <연합뉴스>, 호나우지뉴 여성 두 명과 결혼..."둘 다 받아들였다"

2018-05-25, <조선일보>, "호나우지뉴, 여성 2명과 동시 결혼"보도에 들썩..."거짓말"부인

2018-05-24, , Ex-Brazilian soccer star Ronaldinho to marry two women

2015-06-22, , Where exactly is polygamy legal?

시사저널, 2001-03-15, 최재천 자연 다큐 - 침팬지 성생활 

붉은 여왕(매트 리들리 저)

본성과 양육(매트 리들리 저)

 

<외부 필진 기고글은 이웃집과학자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강한솔 이웃집 필진

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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