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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뿌리 ‘농업’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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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는 농림부에서 추진한 농어촌 신문화공간 조성사업대상 마을이다. 가시리는 생활-문화-경제가 선순환 되는 거점문화공간으로 선정돼 농림부로부터 지역경쟁력 및 문화역량 강화부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가시리는 문화센터에서 지역민들을 대상으로 목공, 등공예, 밴드, 타악, 국궁 등 13개 동아리를 운영 중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목축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조랑말 박물관을 조성하고 예술인 레지던스 프로그램과 문화지도 및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운영 등을 통해 문화 및 도농교류에 긍정적인 효과를 거뒀다. 그 결과 가시리에는 젊은 청년, 예술가, 문화 전문가 등이 귀촌하여 창업, 컨설팅, 문화활동을 하면서 마을에 크고 작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농촌과 도시의 공생을 추구하는 특별한 가게-동네가게가 있다. 동네가게의 공동대표인 박현정씨는 귀농2년 차 제주인이다. 대기업 식품사업부장으로 재직하며 외식사업부 일도 하고 유럽 공장에서도 종사했던 박 대표가 제주에 오게 된 동기는 의외다.

8년간 외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하여 강남에 거주했는데 사교육 열풍 속 내몰린 자녀들을 위해 귀촌을 결심했고 과거의 전형적인 학교에 보내고 싶어 제주에 내려오게 됐다. 처음엔 단순한 귀촌이었는데, 돌담을 경계로 이어진 제주의 밭들을 보며 한 편의 종합예술 같은 제주 농업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 같은 일이 벌어진다. 차를 타고 가다 길을 잃었는데 해질녘 4만평의 광활한 차밭에서 쓸쓸히 앉아 있는 농장주의 모습을 보며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가 연상돼 갈 길을 멈추게 된다. 차를 권하는 농장주의 권유로 2시간여 대화를 나눴고, 농업에 대한 그의 열정에 매료돼 귀농을 결심하게 된다.

당시 농장은 유기농업의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해 다른 조합원들이 떠나가고 한 명만 남은 상황. 유기농업에 대한 남다른 열정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현실을 보며 마음이 설레는 농업, 성공하는 농업을 하고 싶다는 강한 도전을 받았다.

그렇게 박 대표는 양이 잡초를 뜯어먹고 돼지가 땅을 갈고 닭은 해충을 잡아먹고 그들의 분뇨로 땅과 차나무가 영양분을 섭취하는 생태공원-모루농장의 공동대표가 됐다.

모루농장의 농부인 산양이 잡초를 뜯어먹는 모습이후 박 대표는 삶의 뿌리인 농업이 6차산업으로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했다. 현실적으로 농업만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를 만들려면 시간이 걸리기에 보조 수단으로 레스토랑, 게스트하우스 및 동네 가게를 시작하게 됐다. 또한 서울 서래마을에 모루농장마켓을 운영하며 제주 농산물 판매 및 힐링파티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곳들은 생산자, 소비자간 소통의 장이자 정보교환의 매개체가 되고 있지만 박 대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곳은 역시 농업현장이다.

서구인들은 제1의 공간인 가정, 제2의 공간인 직장외의 제3의 공간을 찾는다고 한다.
그 결과 스타벅스가 제3의 공간이 됐지만, 박대표는 대한민국에 사는 이들에게 제 3의 공간은 농부가 농업을 하고 있는 농촌이 되기를 소망한다.
(출처;제주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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